히어로물 같은 의학드라마, 그래서 더 특별하다

해외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신의 손' 백강혁(주지훈)이 한국대병원 중증외상팀을 변화시키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첫 화부터 중동의 전장을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모습은 전쟁 히어로 영화의 한 장면 같은데요. 수술실에서는 마치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듯 불가능해 보이는 수술을 성공시키며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개인적으로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샤우팅이 사이다이긴 했습니다.

주인공 백강혁은 실력도, 돈도, 사명감도 있지만 싸가지는 없는 천재 외과의사입니다. 자뻑이 심하고 물불 안 가리는 불도저 같은 성격이라 흥미롭죠. 그의 수술 장면을 보고 반하는 '항문' 양재원(추영우)과의 브로맨스는 극의 또 다른 재미를 더합니다.

특히 천장미(하영)와 박경원(정재광)을 포함한 중증외상팀의 성장 과정이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각자도생하던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쳐가는 과정이 마치 히어로물의 팀 결성을 보는 것 같은 짜릿함을 선사하는데요. 매 회차 위기의 순간마다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습니다. (제가 실제로 박수치며 봤다니까요?)

의료계 현실을 녹여낸 리얼리티

판타지 같은 설정 속에서도 현실의 씁쓸한 면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중증외상팀이 환자를 살릴수록 적자가 쌓이는 아이러니한 상황, 턱없이 부족한 시설과 인력,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병원 시스템 등 현실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데요.

특히 대학병원 수익 1위가 장례식장이라는 대사는 우리 의료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양재원이 처음 항문외과를 선택한 이유가 '편하게 돈 벌 수 있어서'라는 설정도 의료계의 현실을 반영했죠. 의정갈등이 한창인 시기에 공개된 이 드라마는, 의료진의 사명감과 현실의 벽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응급 상황들도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다고 하는데요. 교통사고, 산업재해, 폭행 사건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사고들을 다루며 중증외상센터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킵니다.

명장면 제조기, 잊을 수 없는 순간들

드라마는 매회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을 선사합니다. 헬기 안에서 진행되는 아찔한 응급수술,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펼쳐지는 긴박한 구조 작전, 남수단 교전 지역에서의 극한 상황 수술까지. 마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이 시청자를 사로잡는데요.

특히 주지훈과 추영우의 찰떡 호흡이 빛나는 수술실 장면들은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여기에 하영의 당찬 간호사 역할과 정재광의 침착한 마취과 의사 연기가 더해져 극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