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OTT 도서관장입니다. 요즘 CGI 애니메이션이 넘쳐나는 시대에 문득 옛날 작품이 생각나더라구요.
마침 넷플릭스에서 '코렐라인'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13년이나 지난 작품인데도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
'코렐라인'은 호기심 많은 11살 소녀가 이사 온 새집에서 발견한 비밀스러운 문을 통해 겪게 되는 신비로운 모험을 그린 작품이에요.지루한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던 코렐라인은 어느 날 낡은 문 뒤에 숨겨진 '다른 세계'를 발견하게 되죠. 그곳에는 단추로 된 눈을 가진 '다른 엄마'와 '다른 아빠'가 살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이 세계가 점점 섬뜩한 비밀을 드러내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져요.
닐 게이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헨리 셀릭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라이카 스튜디오의 놀라운 기술력이 만나 탄생했습니다. '나이트메어 비포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헨리 셀릭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을 선보였죠.
스톱모션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의 제작 과정을 알고 나니, 더더욱 감동적이더라구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손끝으로 빚어낸 코렐라인의 세계
코렐라인의 세계를 만드는 일은 정말 장인정신 그 자체입니다. 모든 인형은 전문 제작자들의 손끝에서 하나하나 태어났죠.
주인공 코렐라인만 해도 키가 23.5cm밖에 되지 않는데, 그 작은 인형에 들어간 디테일이 어찌나 놀라운지 몰라요. 특히 그녀의 파란 단발머리는 실제로 한 올 한 올 심어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인형 제작팀은 코렐라인의 표정을 위해서만 무려 6,333개의 얼굴을 만들었다고 해요. 한 장면에서 미소 짓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서 수십 개의 다른 얼굴이 필요했거든요.
의상팀은 실제 패션 디자이너처럼 작은 옷을 재단하고 바느질했는데, 코렐라인의 별자리 무늬 스웨터는 실제로 손뜨개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는 인형의 레인코트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답니다.
'다른 세계'의 단추 눈 엄마를 만들 때는 정말 특별한 공을 들였더라구요. 까만 단추를 실제로 하나하나 손으로 광택을 내고 다듬어서 그 특유의 섬뜩한 느낌을 완성했대요.
이쯤되면 미니어처 세트장도 궁금해집니다. 코렐라인의 집인 핑크 팰리스는 실제 건축가의 자문을 받아 설계했어요. 빅토리아 시대 건축물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했죠. 심지어 지붕 위의 작은 기와 한 장까지 수작업으로 제작했다니 놀랍지 않나요? 세트장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정원 장면을 촬영할 때는 실제 식물학자의 도움을 받아서 미니어처 꽃과 나무를 만들었어요.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나는 장면은 무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조금씩 꽃잎을 움직여가며 촬영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화면 속 꽃들이 실제로 살아 숨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1초를 위한 24번의 움직임
여러분은 영화를 보면서 1초가 지나가는 동안 애니메이터가 24번이나 인형의 포즈를 바꾼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네, 맞아요. 스톱모션은 그만큼 정교하고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코렐라인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짧은 장면 하나를 찍기 위해 애니메이터는 며칠씩 같은 자리에서 조금씩 인형을 움직여가며 촬영했다고 해요.
코렐라인이 터널을 통과하는 장면 또한 정말 대단한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빛나는 거미줄 같은 터널을 표현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터널 세트를 사용했는데, 이 장면만 찍는데 3주가 걸렸대요. 그것도 하루 종일 촬영해서요! 인형이 기어가는 동작 하나하나가 얼마나 섬세했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촬영 현장에서는 재미있는 해프닝도 많았다고 해요. 한번은 코렐라인의 점프 장면을 찍던 중에 갑자기 조명이 나가서 하루 종일 찍은 장면을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했답니다. 아아 그 절망감, 허탈감!!! 너무나도 감정이입되는 상황입니다. 애니메이터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완벽한 장면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고 하네요.
비가 내리는 장면은 또 어떻게 찍었을까요? 실제 물을 사용할 수는 없으니 특수 제작된 투명한 실을 한 방울 한 방울 움직여가며 촬영했대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움직임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는 게 정말 놀랍죠? 영혼이 탈탈 털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라이카 스튜디오
라이카 스튜디오는 코렐라인을 만들면서 정말 대단한 도전을 했어요. 전통적인 스톱모션의 따뜻함은 그대로 살리면서, 첨단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한 거죠. 캐릭터의 표정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얼굴을 3D 프린터로 출력해서 사용했는데, 코렐라인 한 명의 표정만 해도 무려 6,000개가 넘었다고 해요. 이 작품은 스톱모션 기법과 디지털 기술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되었어요.
특수효과팀은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완했죠. 하지만 이때도 스톱모션의 질감과 따뜻함을 해치지 않도록 정말 세심하게 작업했다고 해요.
이후 '파라노만', '쿠보와 전설의 악기' 같은 작품들에서도 이런 혁신적인 기술들을 계속 발전시켜 나갔죠. 코렐라인은 그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코렐라인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런 장인정신과 혁신이 만나 만들어낸 마법 같은 순간들 때문이 아닐까요? 여러분도 이 작품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시면 어떨까요? 분명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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