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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버넌트, 처절한 생존 본능과 복수

by 오티티가이드 2025. 2. 14.

영화 래버넌트
영화 '래버넌트'

2015년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레버넌트'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두 가지 본능을 다룹니다. 생존과 복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마침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이 작품은, 극한의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 의지의 서사시라 할 수 있습니다.

극한 환경 속 생존 본능의 각성

으아아, 영화 시작부터 숨이 턱 막히더라구요! 추운 겨울 산속에서 곰에게 공격당하는 장면은 정말... 손톱을 뜯어먹을 정도로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휴먼 vs 네이처의 대결이 이토록 생생할 수 있다니!
영화는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곰에게 공격당한 후 동료들에게 버려지면서 본격적인 생존 서사를 시작합니다. 영하 10도로만 내려가도 밖에 나가지를 못하겠는데... 영하 40도의 혹한, 식량 부족, 치료받지 못한 상처 등 모든 조건이 죽음을 향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존 본능은 이성적 판단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합니다. 생존 과정에서 보여지는 원시적 방법들이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았죠. 말의 내장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이라던지, 날고기를 먹으며 영양을 보충하는 모습은 문명의 이기를 벗어나 살기위해서는 나도 저렇게 생존 본능이 생겨날까? 상상하게 되었죠.

생존과 복수, 그 이면의 심리학

영화는 저에게 인간의 두 가지 강력한 본능을 교차시키며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생존 본능이 이성적 판단을 압도하는 순간들, 그리고 복수심이 오히려 생존의 동력이 되는 역설적 상황들을 보여주죠. 생존 본능이 발현되는 과정은 세 단계로 나타납니다.
첫째, 급박한 위험 상황에서의 즉각적 반응(곰과의 조우).
둘째,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지속적 투쟁(혹한 속 생존).
셋째, 정신적 한계를 넘어서는 의지의 발현(환각과 현실의 경계).
복수심은 또 다른 차원의 본능을 보여줍니다. 단순한 보복 감정을 넘어, 인간의 존재 이유가 되는 강박적 집념으로 발전하죠. 복수심은 생존 본능과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언뜻 한국영화 '악마를보았다'가 떠올랐습니다만 보통의 복수극이 '죽이기 위한' 이야기라면, 이 영화는 '살아남기 위한' 복수를 그립니다.

트라우마와 초월

사실 휴 글래스의 여정은 복수극이기도 하지만 트라우마 치유의 과정으로도 볼 수 있어요. 아들의 죽음이라는 깊은 상처는 그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트라우마가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정이 바로 복수의 과정과 중첩되거든요.
영화 속 환영 장면들은 글래스의 정신세계를 암시합니다. 죽은 아내의 모습, 무너져 내린 교회, 산더미처럼 쌓인 해골 등은 그의 내면에 축적된 상실과 폭력의 기억들이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환영들은 그를 죽음에서 끌어내는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인간성의 경계에서

극한의 상황은 인간을 야수와 같은 상태로 되돌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인간다운 면모를 끌어내기도 합니다.
글래스가 보여주는 잔혹한 생존 방식과 고귀한 정신적 결단은, 이런 인간의 이중성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듯 해요.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복수의 기회를 놓치는 선택은, 단순한 도덕적 판단이 아닌 인간성의 회복을 상징합니다. 야생에서의 고통스러운 여정이 역설적으로 그의 인간성을 일깨운 것이죠. 때문에 "복수는 신의 몫"이라는 대사가 심플하게 종교적으로가 아니고서도 순수하게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자연과 인간의 대립과 공존

에메뉴엘 루베즈키의 촬영은 자연의 압도적인 힘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포착합니다. 자연광만을 사용한 촬영은 극한의 리얼리즘을 추구하면서도 시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또 하나의 캐릭터로 기능합니다. 때로는 적대자로, 때로는 조력자로 등장하면서 인간과의 복잡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강을 건너는 장면에서 물살의 힘은 생명의 위협이 되지만, 동시에 상처를 치유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원주민 서사와 역사적 맥락

영화는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백인과 원주민의 갈등도 중요한 축으로 다룹니다. 글래스의 아들이 원주민 혼혈이라는 설정은 당시의 인종 갈등과 차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아리카리족 추장이 딸을 찾아 헤매는 부차적 서사는 글래스의 이야기와 병렬되면서, 복수와 구원이라는 주제를 다각도로 조명합니다.

연기의 극한, 그 너머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정말 말이 필요 없을 정도였어요... 대사는 거의 없지만, 그의 눈빛과 신체 연기만으로도 모든 감정이 전달되는 게 놀라웠습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 실제로 날고기를 먹고, 얼음물에 뛰어드는 등 극한의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었는데요, 이 정도면 아카데미상 수상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죠.

휴머니티의 재발견

'레버넌트'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을 통해서.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적 모습을 통해, 우리는 문명의 허울을 벗긴 날것의 인간성을 마주하게 됩니다. 복수라는 원초적 감정을 추구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이를 초월하는 글래스의 모습은, 인간이 지닌 야수성과 인간성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결국 진정한 생존이란 단순히 육체적 생존을 넘어, 인간성의 보존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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