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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ott

프린지(Fringe)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스터리 SF

by 오티티가이드 2025. 3. 11.

오티티 사서입니다. 오늘의 두번째 소개 작품 역시 SF 장르의 드라마입니다. 
바로 '프린지(Fringe)'인데요, 이름부터 좀 생소하죠? Fringe는 '경계', '가장자리', '비주류'라는 뜻이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주로 '유사과학' 또는 '과학의 경계'를 의미하고 있어요. 우리가 흔히 '이게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랍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방영했으며 총 5시즌이구요, 한 에피소드가 약 50분 정도로 꽤 긴 편인데, 저는 지금 시즌 3까지 봤는데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몰입도가 있었네요.

SF와 미스터리, 그리고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완전 강추하는 이 드라마, 같이 알아볼까요?

미드 프린지
미드 프린지

유사과학으로 풀어내는 초자연적 현상들의 향연

프린지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기이한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염력, 평행 우주, 형태 변환, 마음 읽기, 시간 여행 같은 소재에 관심이 있다면, 이 드라마는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드라마는 보스턴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모든 승객들이 미스터리한 바이러스로 인해 몸이 녹아내리는 끔찍한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FBI 요원 올리비아 던햄(안나 토브)이 이 기묘한 사건의 조사를 맡게 되고, 이 과정에서 17년간 정신병원에 갇혀 있던 천재 과학자 월터 비숍(존 노블)과 그의 아들 피터 비숍(조슈아 잭슨)을 만나게 되죠.

이들은 'FBI 프린지 디비전'이라는 특수 팀을 구성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이한 사건들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재밌는 건, 드라마에서 일어나는 모든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고, 최대한 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에요. 물론 2008년 당시의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요즘 눈으로 보면 좀 허술해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드라마 초반에 등장하는 '코티소팬'이라는 약물은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해 죽게 만드는데, 이를 신경전달물질과 내분비계 반응으로 설명하죠. 또 인간의 꿈에 들어가는 방법, 죽은 사람의 기억을 추출하는 기술, 평행 우주로 이동하는 방법 등을 양자역학, 뇌과학, 유전공학 등의 용어로 설명하려고 하는 노력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물론 "7차 방정식으로 안 되면 9차 방정식으로 해봐"라는 식의 다소 단순한 설명이 나올 때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그냥 미소로 넘기면 되는 정도예요. 오히려 과학적 설명을 시도하려는 그 노력이 드라마에 진지함과 묘한 설득력을 더해준다고 생각해요.

시즌이 진행될수록 기이한 사건 조사에서 거대한 음모와 평행 우주 이야기로 확장되는데, 이 과정이 정말 매끄럽게 연결됩니다. 시즌 2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두 개의 평행 세계 이야기는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잘 짜여 있어요. 같은 인물이지만 조금씩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다른 쪽'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드라마는 더욱 복잡하고 흥미진진해진답니다.

또한 '관찰자(Observers)'라 불리는 신비한 존재들의 등장도 드라마의 큰 축을 이루는데, 이들이 누구인지, 왜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관찰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밀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깊이를 더해갑니다. 처음엔 단순한 미스터리물처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장대한 SF 서사시로 변모해가는 과정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매력적인 캐릭터들

월터 비숍 역할의 존 노블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천재적인 과학자이지만 정신병원에서의 오랜 생활로 인해 약간의 정신적 혼란과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동시에 지닌 월터를 완벽하게 표현했어요.

월터는 드라마 내에서 "이 지구 서열 0위 천재"로 묘사되는데, 생명공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 분야에 박식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약간의 '먼치킨' 캐릭터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런 설정이 오히려 이 드라마의 특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월터가 실험을 하면서 보여주는 어린아이 같은 즐거움과 호기심, 그리고 갑자기 떠오르는 섬뜩한 기억에 괴로워하는 모습의 대비가 정말 인상적이었답니다.

안나 토브가 연기한 올리비아 던햄도 매력적인 캐릭터예요. 초반에는 다소 딱딱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FBI 요원으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과거와 특별한 능력이 드러나면서 캐릭터의 깊이가 더해져요. 시즌 2 이후 '다른 쪽' 올리비아와의 대비를 통해 보여주는 안나 토브의 연기는 정말 놀라워요. 같은 배우가 연기하는 두 인물인데도 말투, 표정, 몸짓 하나하나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조슈아 잭슨이 연기한 피터 비숍도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천재적인 지능을 가졌지만 아버지인 월터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가진 피터는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이야기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그의 정체와 관련된 반전은 드라마 전체 플롯의 핵심 축이 되죠.

이외에도 올리비아의 상관인 필립 브로일스(랜스 레딕), 월터의 연구실 조수 애스트리드(재스민 니콜)와 같은 조연 캐릭터들도 단순한 보조 역할에 그치지 않고 각자의 스토리와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애스트리드는 월터가 항상 이름을 잘못 부르는 러닝개그가 있는데, 이런 소소한 유머도 무거울 수 있는 드라마에 적절한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프린지 제작 이야기

프린지는 2008년에 시작된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특수 효과나 세트 디자인 면에서도 꽤 높은 수준을 보여줍니다. 
최신 드라마의 현란한 CG에 비하면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그 시대 기준으로는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예요.

시즌이 진행되면서 등장하는 '다른 쪽' 세계의 비주얼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미묘하게 다른 색감과 기술 수준, 약간씩 변형된 랜드마크들을 통해 두 세계의 차이점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어요. 두 세계를 오가는 장면이나 두 세계가 충돌하는 장면들의 표현도 상당히 설득력 있게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꽤 그로테스크한 장면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시신이 부패하거나, 몸이 기형적으로 변형되거나, 내장이 드러나는 등의 장면들이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아요. 호러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이런 점도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그런 장면들을 불편해하시는 분들은 주의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이따금 손가락으로 가리면서 봅니다.

X-파일의 계보를 잇는 현대적 SF 미스터리

많은 사람들이 프린지를 90년대의 명작 '엑스 파일(X-Files)'의 정신적 후계자라고 평가하는데,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해요. 두 드라마 모두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는 특수 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에피소드별 사건과 시즌을 관통하는 메인 스토리라인이 공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죠.

그 DNA를 이어받되 2000년대의 시청자들에게 맞게 발전시킨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엑스 파일이 주로 '외계인'과 '정부 음모'에 초점을 맞췄다면, 프린지는 '평행 우주'와 '과학의 윤리적 경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고요. 엑스 파일이 종종 초자연적 현상을 미스터리하게 남겨두는 반면, 프린지는 항상 (비록 유사과학이지만) 과학적 설명을 제시하려고 노력한 듯.

프린지의 창작자 중 한 명인 J.J. 에이브럼스는 '로스트(Lost)', '에일리어스(Alias)' 등의 작품에서도 보여줬듯이 복잡한 미스터리와 캐릭터 드라마를 잘 결합시키는 능력이 있는데, 프린지에서도 그런 강점이 잘 드러납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사건 해결보다는 캐릭터들의 관계와 성장, 그리고 거대한 서사시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은 현대적인 시리즈물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각 에피소드는 독립적인 사건으로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모든 사건들이 궁극적으로는 큰 그림을 이루는 퍼즐 조각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성은 시청자들에게 매 에피소드마다 만족감을 주면서도, 전체 시리즈를 통해 더 큰 이야기를 경험하게 해주죠.

프린지, 이렇게 보세요!

프린지 OTT는 현재 쿠팡플레이에서 전 시즌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좀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즌 1의 중반부터는 정말 몰입도가 높아지니 참고 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시즌 2부터는 단순한 '괴상한 사건 해결' 드라마를 넘어서 훨씬 더 큰 스케일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이 드라마는 가볍게 배경으로 틀어놓고 보기보다는, 집중해서 보는 것이 좋아요. 시리즈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작은 단서들과 복선들이 나중에 큰 의미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디테일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좋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로테스크한 장면들이 꽤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런 장면에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15세 등급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높은 등급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극적인 장면들이 있습니다.

평행 우주, 시간 여행, 염력 같은 SF 요소를 좋아하면서도 깊이 있는 캐릭터 드라마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저절로 끌리게 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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