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티티가이드입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위대한 개츠비' 리뷰에서 잠깐 언급했던 안나 델비(소로킨)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애나 만들기' 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 시리즈로 나왔어요. 개봉 다시 이목을 끌며 흥미로운 스토리로 정주행을 했지요.
한 번쯤 상상해보셨나요? 자신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꾸며서 상류층에 섞여 살아간다면? 안나는 정말 그렇게 했어요. 그것도 뉴욕이라는 세계 최고의 도시에서요! 안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쉽게 이미지와 겉모습에 속아넘어가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럼 함께 '애나 만들기'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애나 만들기': 실화를 바탕으로 한 현대판 개츠비 이야기
'애나 만들기'는 실존 인물인 안나 소로킨(가명 안나 델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9부작 넷플릭스 미니시리즈예요. 2022년 2월에 공개된 이 시리즈는 줄리아 가너가 안나 역을 맡아 열연했어요. 각 에피소드 시작 부분에 "이 이야기는 완전히 사실이다... 거짓말 부분을 제외하고"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게 이 드라마의 톤을 완벽하게 보여주더라구요!
이 시리즈는 기자 비비안 켄트(안나 클럼스키 분)의 시점으로 진행돼요. 비비안은 맨해튼 매거진의 기자로, 출산 휴가를 앞두고 있지만 어떻게든 대단한 기사를 써서 이전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어 해요. 그러다 독일계 상속녀로 위장해 뉴욕 상류층에 침투했다가 체포된 안나 델비의 이야기를 알게 되죠.
비비안은 처음에는 단순한 사기꾼 이야기로 생각했지만, 조사를 할수록 안나의 이야기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깊다는 것을 알게 돼요. 안나는 실제로 뉴욕 상류층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심지어 'ADF 재단'이라는 고급 예술 클럽을 설립하려고 했어요. 6천만 달러(약 700억원!) 규모의 사업 계획서를 들고 유명 은행들과 투자자들을 만났다니까요!
시리즈는 비비안이 안나의 과거를 파헤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조로 진행돼요. 안나가 어떻게 고급 호텔에 무임으로 투숙하고, 프라이빗 제트기를 타고 다니고, 명품 옷을 입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호텔 청구서나 친구들에게 빌린 돈은 갚지 않았는지를 보여줘요. 그런데 신기한 건 단순한 사기꾼이라기보다는 정말로 자신이 그 세계에 속한다고 믿었던 것 같죠.
가장 놀라운 점은 안나가 실제로 1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세 번이나 은행에서 대출받는 데 성공했다는 거예요. 그것도 아무런 담보도, 신용도 없이! 그리고 뉴욕의 유명 변호사, 헬스장 경영자, 패션 디자이너 등 실제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그녀를 지지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어요. 그들은 왜 안나를 믿었을까요?
쥴리아 가너의 변신과 안나의 매력적인 캐릭터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공 안나 델비를 연기한 쥴리아 가너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오자크'에서 보고 팬이 되었기에 이번 시리즈의 주연으로 나와 너무 반가웠지요. 안나는 이상한 독일-러시아 억양, 당당한 태도, 그리고 냉정하면서도 어딘가 취약한 이중적인 모습을 정말 잘 표현했습니다.
안나는 정말 복잡한 캐릭터예요. 한편으로는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거짓말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진심으로 자신의 꿈(ADF 재단)을 이루고 싶어 했던 야망 있는 젊은 여성이기도 해요. 드라마는 그녀를 단순한 악당으로 그리지 않고, 오히려 그녀의 야망과 뉴욕 사회의 위선을 함께 보여줘요.
시리즈를 보면서 계속 생각했던 건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대담하게 살 수 있지?"라는 거였어요. 안나는 5성급 호텔에 거주하면서 매일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수백 달러짜리 팁을 주고, 명품샵에서 쇼핑하면서도 전혀 불안해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친구들에게 여행 경비를 대신 내게 하고 갚지 않는 뻔뻔함까지 보여줬죠.
혀를 두르며 그녀의 대담함에 감탄하게 되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가 'ADF 재단'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단순한 돈만 노린 사기꾼이 아니라 정말로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던 사람이었나?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 방법이 사기였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요. 그렇게 주변의 사람들도 저처럼 믿고 싶어지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서 당하는걸까요?
미디어와 SNS 시대의 정체성: 누가 진짜 사기꾼인가?
이 드라마가 단순한 실화 각색을 넘어서는 이유는 현대 사회의 정체성과 미디어, SNS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에요. 안나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호화로운 생활을 꾸준히 올리며 '독일 상속녀'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그 이미지만으로 실제 부자들과 어울리고, 실제 사업 제안을 받고, 실제 대출까지 받았죠!
이 지점에서 시리즈는 우리에게 묻는 것 같아요. "과연 누가 진짜 사기꾼인가?" 겉모습과 SNS 이미지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 엄청난 부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특권을 주는 시스템? 아니면 그 시스템을 역이용한 안나? 시리즈는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안나만 사기꾼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안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해요.
비비안이 안나에게 "왜 독일 상속녀로 위장했냐"고 물었을 때, 안나는 "모두가 나를 누군가로 생각하길 원했어. 그래서 내가 그게 됐을 뿐이야"라고 대답해요. 이 대사가 정말 의미심장했어요. SNS 시대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누군가가 되기 위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나요? 인스타그램에 완벽한 순간만 올리고, 필터로 현실을 미화하고... 안나는 그저 그것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사람일 뿐일지도 모르겠어요.
또한 드라마는 미디어가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도 보여줘요. 비비안이라는 기자가 안나의 이야기를 취재하면서, 그녀도 점점 안나의 삶에 휘말리게 되고, 때로는 객관성을 잃기도 해요. 기사를 통해 안나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그 이미지가 또 다른 현실이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졌어요.
이런 측면에서 '인벤팅 안나'는 '위대한 개츠비'의 현대판이라고 볼 수 있어요. 개츠비도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정체성을 '발명'했죠. 안나도 마찬가지로 러시아 이민자의 딸이라는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독일 상속녀라는 새 정체성을 발명했어요. 두 사람 모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재창조했다는 점에서 비슷해요. 그리고 둘 다 결국 그 거짓말에 발목을 잡혔죠.
현실과 드라마: 실제 안나 델비는 어떻게 됐을까?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은 실제 안나 델비(소로킨)는 어떻게 됐는지였어요. 조사해보니 실제 안나는 2017년에 사기, 절도 등의 혐의로 체포되어 2019년에 4년에서 12년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어요. 하지만 2021년 2월에 모범 수감자로 인정받아 일찍 석방되었다가, 비자 만료로 이민국에 구금되기도 했답니다.
더 흥미로운 건, 넷플릭스가 이 드라마 제작 권리를 위해 실제 안나에게 32만 달러(약 4억원)를 지불했다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안나는 그 돈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불했다고 해요. 또 드라마가 방영된 후 안나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급증했고,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삶을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한 것 같아요.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현대 사회에서의 궁극적인 '아메리칸 드림'인지도 모르겠네요!
드라마와 실제 사건 사이에는 물론 차이가 있어요. 드라마는 훨씬 더 극적이고 안나에게 동정적인 면이 있죠. 하지만 주요 사건들은 대부분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에요. 실제로 안나는 모로코 여행에서 친구에게 여행 경비를 떠안겼고, 정말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으며, 고급 호텔에 장기 투숙하면서 청구서를 내지 않았어요.
넷플릭스 드라마에 묘사된 것처럼, 실제 안나도 정말 대담했어요. 체포된 후에도 "죄책감? 전혀 없어요. 저는 그냥 기회를 만들었을 뿐이에요"라고 말했다고 해요. 그리고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녀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 이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공 스토리'에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안나가 "똑똑한 척하는 바보들을 이용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대사가 정말 와닿았어요. 안나는 뉴욕 상류층의 위선과 겉모습 중시 문화를 역이용한 거죠. 그들이 '독일 상속녀'라는 이미지에 속았다면, 그건 그들도 어떤 의미에서는 비슷한 게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현대판 개츠비가 남긴 생각거리
SNS가 지배하는 시대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인벤팅(만들기)'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돼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완벽한 여행 사진, 페이스북에 자랑하는 성공 스토리, 링크드인에 과장된 경력...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도 크고 작은 '안나'가 아닐까요?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에서 안나는 라이커스 교도소에서 나오면서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말해요. 이 대사는 안나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안나들'이 계속해서 탄생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총 9부작으로 좀 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각 에피소드가 안나의 다양한 측면과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화려한 뉴욕의 모습과 안나의 대담한 사기극,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더 깊은 이야기까지... 정말 매력적인 시리즈랍니다. 그리고 보고 나서 우리도 얼마나 자주 자신을 '인벤팅'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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