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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진링의 13소녀' 일본의 난징 대학살 속 이야기

by 진프젝 2025. 3. 23.

이전에 우연히 '진링의 13소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집중력있게 보았는데 그리 알려진 영화는 아닌 것 같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영화는 중국과 미국의 합작영화인데, 난징 대학살 당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이 착잡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진링의 13소녀

난징 대학살을 배경으로 한 생존과 희망의 이야기

영화 '진링의 13소녀'는 장이머우 감독의 작품으로, 1937년 12월 13일, 일본이 중국 대륙을 침략한 후 난징까지 입성하면서 벌어진 참혹한 대학살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중국 대륙은 무자비한 살육이 판치는 죽음의 땅이 되어버렸죠.

수녀원 학교에는 돌아가신 잉글먼 신부의 장례를 위한 장의사를 기다리고 있었고 소녀들은 미처 피난을 떠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성당에 도착한 장의사 존(크리스찬 베일)이 도착하고. 일본군의 총칼을 피해 술집 여인들과 중국군 부상병들까지 함께 모이면서 위태로운 동거가 시작하게 됩니다.

제네바 조약으로 안전지대로 보호받아야 할 성당까지 무력으로 위협하는 일본군의 만행에 존은 처음엔 의무감으로 남았지만, 점차 소녀들과 성당에 피신한 이들을 진심으로 보호하려는 마음을 갖게 돼요. 특히 일본군이 소녀들을 향해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려 할 때, 그는 자신의 안전 대신 그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게 됩니다.

처음에는 출신 배경이 다른 소녀들, 술집 여인들, 부상병들 사이에 갈등과 불신이 있었지만, 생존이라는 공통된 목표 앞에서 그들은 점차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이 영화의 스토리에요. 

난징 대학살, 역사의 상처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난징 대학살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1937년 12월, 일본군은 중일전쟁 중 중국의 당시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했는데요. 이후 약 6주간 일본군은 난징에서 무차별적인 살인, 약탈, 방화와 성폭력을 자행했습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민간인과 포로를 포함해 약 30만 명이 학살당했다고 해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인 성폭력은 전쟁범죄의 가장 끔찍한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진짜 욕부터 비하발언까지 절로 나오지만 여기에는 담지 않겠습니다.) 일본군은 어린 소녀부터 노인까지 구분 없이 잔혹한 성폭력을 저질렀는데, 역사학자들은 약 2만 명 이상의 여성이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난징 대학살"(The Rape of Nanking)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에서 벌어진 가장 잔혹한 전쟁범죄 중 하나로 평가받아요. 하지만 유럽의 홀로코스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아왔고, 일본에서는 여전히 이 사건의 규모와 성격에 대한 논쟁이 있습니다.

영화 '진링의 13소녀'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잔혹함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인간의 모습, 특히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를 그려내고 있어요. 그래서 역사를 기억하는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하는 작품이 되었답니다.

크리스찬 베일 & 니 니, 동서양 배우 케미

크리스찬 베일(장의사 존 역)은 스타덤에 오른 대기만성형 배우잖아요. 12세에 "아나스타샤" TV시리즈를 통해 연기를 시작하며 아역배우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후에도 차분히 자기관리를 하며 배우의 길을 걸어 할리우드 A급 배우 자리를 꿰찬 배우입니다. 모두가 알만한 유명 블록버스터 영화의 주연으로 자주 나오는데, 자신의 연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비인기 부류의 영화에도 출연하며 연기에 있어 역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대표작으로는 "다크 나이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등이 있습니다.

베일은 이 영화에서 침착하고 신중한 장의사 역할을 맡아 섬세한 감정 변화를 보여줘요. 처음에는 정말 개인적인 '일'을 하러 온 외국인이었지만, 점차 소녀들과 다른 피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의 눈빛만으로도 공포, 분노, 결단력을 전달하는 장면들은 대사 없이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니 니(유 모 역)는 중국 인민공화국의 배우로, 영화 "진링의 13소녀"로 데뷔하게 됐어요. 후에는 드라마에도 출연하며 그녀의 길이도 긴 편인데도 뛰어난 감정연기를 보여주며 인정을 받게 되고, 현재까지도 모델일과 드라마에 출연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 "28세 미성년", "손아공" 등이 있습니다.

니 니는 술집 여인들의 리더 역할을 맡아 강인함과 취약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습니다. 처음에는 소녀들을 경계하던 그녀가 점차 모성애를 느끼고 그들을 보호하려는 모습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답니다.

두 배우의 연기 케미도 뛰어났는데요.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점차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진정성 있게 그려졌어요. 말보다는 눈빛과 행동으로 소통하는 장면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역사의 아픔과 착잡한 감정

이 영화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우리나라도 일본에 의해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난징에서 벌어진 일본군의 만행은 한국에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많은 부분이 겹쳐 보이더라고요. 여성을 전쟁의 도구로 삼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는 어느 나라에서 일어나든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죠.

우리 할머니들이 겪었을 고통이 자꾸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을 때마다 느끼던 그 무거움과 분노가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가슴을 파고들었답니다. 소녀들이 일본군에게 끌려갈 위기에 처했을 때의 공포와 절망은 우리 역사의 아픈 기억과 겹쳐지며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다행이 영화에서는 소녀들과 그들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비극 속에서도 빛나는 인간성을 보여줍니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다소 중국 측의 입장에서 미화된 부분이 있지 않나 하는 평들도 있지만, 역사를 다룬 영화들이 종종 자국의 관점에서만 이야기를 전개하기도 하니까요. 어차피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나라에 대한 역사적인 아픔이 잘 그려진 영화인데 어느정도의 미화는 당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에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오히려 역사를 한 번 더 찾아보게 되긴 하더라구요.

여운이 남는 메시지

'진링의 13소녀'에서 장이머우 감독은 전쟁의 잔혹함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통해 그 공포와 비극을 더 강렬하게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어요. 색감 처리가 인상적인데, 차가운 푸른빛과 따뜻한 노란빛의 대비를 통해 절망과 희망의 공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약 146분의 러닝타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여요. 때로는 숨막히는 긴장감으로, 때로는 잔잔한 감동으로 마음을 울리죠. 

국가를 불문하고 전쟁의 고통과 아픔은 모두 같은 것이며 지금 현시대에 살고 있는 저희들은 그 역사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진링의 13소녀'는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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