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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ott

넷플릭스 전도연 '길복순' 액션 드라마

by 오티티가이드 2025. 2. 20.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길복순'은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죠. 변성현 감독의 이 작품은 최정예 킬러이자 싱글맘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하여 액션 누아르와 가족 드라마를 절묘하게 결합시켰습니다.
베를린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되며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은 이 영화는 전도연의 매력적인 연기와 함께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여성 하드보일드 액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넷플릭스 길복순
길복순 넷플릭스

MK엔터테인먼트의 에이스 킬러인 길복순(전도연)은 겉보기에 평범한 싱글맘입니다.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업계 최고의 킬러지만, 정작 사춘기 딸 재영(김시아)과의 관계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죠. 계약 만료를 앞두고 킬러 일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복순. 하지만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던 중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게 됩니다. 여기에 차장(설경구)과의 미스터리한 관계, 조직의 배신, 그리고 딸의 비밀까지 더해지며 이야기는 더욱 복잡하게 전개됩니다.

킬러와 엄마 사이

길복순(전도연)은 성공률 100%의 전설적인 킬러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춘기 딸 재영(김시아)을 키우는 평범한 엄마이기도 하죠. 이 두 정체성의 충돌은 영화의 핵심 축이 됩니다. 킬러로서의 차가운 시선과 엄마로서의 따뜻한 눈빛이 교차하는 순간들은, 전도연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깊은 설득력을 얻습니다.
딸에게 쓰는 편지 장면은 이런 이중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엄마가 늦더라도 이해해줘서 고마워"라는 평범한 내용의 편지를 쓰면서도, 그 손에는 피가 묻어있죠. 사회가 요구하는 '완벽한 엄마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복순을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학부모 모임에서 다른 엄마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 딸의 학교 행사에 늦는 장면들은 이런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 상충하는 두 정체성이 서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킬러로서의 직감은 딸을 지키는 데 필요한 무기가 되고, 엄마로서의 보호 본능은 킬러의 임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죠. "내 딸은 건드리지 마"라는 대사가 담긴 장면은 이 두 정체성이 완벽하게 융합되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엄마가 킬러라서 무서운 일도 생겼지만 킬러라서 다행이야...? 

한국형 느와르

'길복순'은 전통적인 느와르 장르에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더했습니다.
MK엔터테인먼트라는 킬러 회사의 설정은 한국 사회의 기업 문화를 풍자하여 재미를 줍니다. 수직적 위계질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실적 압박, 회식 문화까지... 이는 마치 일반 한국 기업의 축소판을 보는 듯합니다.
차장님(설경구)과 복순의 관계는 이런 한국적 맥락에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이자, 느와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재해석한 것이죠. 킬러들이지만 "계약 연장하세요" 라니...
그 현실적인 직장인들의 모습은 복순이 겪는 직장 내 차별과 모성에 대한 편견까지 답습해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의 현실을 반영해주었죠.

스타일리시한 액션

액션 연출에 있어서도 '길복순'은 제대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각 액션 시퀀스는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른 촬영 기법을 사용합니다. 와이드 앵글로 촬영된 넓은 공간에서의 장거리 추격신은 복순의 고립감을, 좁은 복도에서의 근접 전투는 claustrophobic한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화려한 조연진의 액션 연기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 이재욱, 구교환, 이솜의 등장도 좋았지만 황정민의 특별출연은 정말 존재감 뿜뿜, 전도연과 황정민이 만난 액션씬이 가장 첫번째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각 전투 장면에서 복순이 사용하는 무기와 전투 스타일도 상황에 따라 변화합니다. 정교한 암살 도구부터 즉흥적으로 활용하는 생활용품까지... 여기에 드럼 비트를 연상시키는 타격음과 재즈풍의 배경음악이 더해져 마치 하나의 퍼포먼스로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보여줍니다.

모녀관계를 통한 드라마

영화는 액션과 스릴러적 요소 못지않게 모녀 관계의 심리적 깊이를 섬세하게 다룹니다. 재영의 성장 과정은 과거 복순의 모습과 겹쳐지며, 폭력의 세대 간 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암시합니다. "엄마는 왜 그런 일을 하게 됐어요?"라는 재영의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담고 있습니다.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도 두 사람의 감정선은 선명하게 전달됩니다. 복순이 재영의 방에 들어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 재영이 엄마의 총상 자국을 발견하는 순간 등은 말보다 강렬한 정서적 울림을 전달했죠.

배우의 존재감

전도연의 연기는 이 복잡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그녀는 복순을 위해 특별한 걸음걸이와 말투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평상시의 어설픈 모습과 킬러로 변할 때의 날렵한 동작의 대비는, 캐릭터의 이중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설경구와의 연기 호흡도 주목할 만합니다. 두 사람의 대화 장면에서는 항상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죠. 특히 차장이 복순을 바라보는 복잡한 시선은 멘토링과 견제, 신뢰와 의심이 뒤섞인 미묘한 감정을 전달합니다.
젊은 배우들과의 앙상블에서도 세대차를 활용한 흥미로운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이재욱, 구교환 등이 연기하는 신세대 킬러들과 복순의 대결은 세대 간의 가치관 충돌을 보여주는 동시에, 경험과 패기의 대결이라는 재미있는 구도를 만들어냅니다. 영화 '길복순'은 하드보일드 액션이라는 장르적 쾌감과 모성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잘 버무려주었습니다. 이 스타일리시한 액션 드라마 OTT는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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